가을장마도 이런 적이 없었다.
9월에도 그렇게나 비가 자주 오더니
10월에 또 다시 비가 연거푸 내리니 말이다.
오늘까지 내리 나흘째다.
고추 열과가 심각하다. 열과란 한창 붉어지던 고추가 쩌~억하고 배가 터지듯 갈라지는 현상이다. 씨앗을 품고 있는 태자리가 그대로 드러난다. 이렇게 터진 고추는 곰팡이가 쉽게 핀다.
여름에는 고온에다가 건조하였다가
초가을에 비가 자주 내리는 게 그 직접적인 원인이다. 가물다가 갑자기 비가 많이 오니 껍질이 감당을 못하는 거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뿌리와 연결된다. 눈에 보이는 열매는 눈에 안 보이는 뿌리와 한 몸이다. 가물 때는 뿌리가 깊이 그리고 잔뿌리가 많이 난다. 그러다가 비가 많이 오면 깊이 들어간 뿌리들이 먼저 죽는다. 그 이유는 잦은 비로 깊은 땅 속은 호흡을 제대로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니 열매인들 견디기가 어려우리라.
예측할 수 없는 자연의 변화는 이렇게 그 영향이 다양하게 드러난다.
마을 할머니 표현을 빌리자면
"비가 종일 오면
그 다음에는 꼭 뭔 일이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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