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딸 아이의 지난 일기장을 펼쳐 보다 재미난 일기 내용을 발견하였다.
2학년 겨울 방학 즈음의 일기.
* 2005년 2월 14일
* 제목 : 브레인 스토밍
* 시작단어 : 일기
일기 - 한글 - 세종대왕 - 만원 - 은행 - 아가씨 - 구두 - 공주병 - 이민정 - 아프리카 - 가나 - 쵸컬릿 - 살 - 다이어트 - 배 - 배꼽 - 잠지 - 소변 - 매일 - 학교 - 규칙
(공주병..당시 같은 반 이민정이라는 아이의 별명..까만 얼굴에 ..가나까지;;)
일기에서 시작했던 브레인스토밍이 ..규칙으로 마무리..
지금 보니 우연찮게..하지만. 제대로 맞아떨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기록이라기 보다는 숙제와 확인이라는 책임으로 참 부지런히 썼던 일기들.
전체 부모 면담 시간이었던가? 하고 싶은 말 마음껏 하세요 ~ 하고 멍석 깔아주시는 선생님 앞에서
일기검사는 자발적으로 받고 싶은 아이들만 제출하는게 어떻겠느냐는 건의에..
깨갱;; 했던 기억도 떠오르고 ^^
내친김에
" 브레인스토밍 한번 해볼래? "
지난 일기장은 우선 안봬주고 스타트하였다.
엄마의 느닷없는 제안에 어리둥절해하면서도 후딱 볼펜을 집어든다.
시작단어는 마찬가지로 일기.
* 2007년 9월 29일
일기 - 중단 - 실행 - 공부 - 볼펜 - 색깔 - 무지개 - 사진 - 친구 - 학교너머 -홈스쿨 -
자유 - 하늘색 - 나 - 가족 - 사랑 - 심장 - 빨강 - 열정 - 일본어- 온천 - 돌 - 퇴적암 - 세월
일기가..세월로 끝났다.정답같지만.일기가 숙제가 아닌 상황이되니.
중간의 단어들이 은근 따신 단어들이 많이 출현했다 .
(열정 다음의 일본어..는 생각할수록 의아한 부분..어느 날부터 일본어에 필을 주더니 혼자서 아주
열씸히 공부하는 언어 ^^)
아이는 나에게 마무리하여 건네주고
나는 아이에게 지난 일기장을 펼쳐 주었다.
아이는 받아든 일기장을 보며 ..
어쩜 처음부터 이렇게 다르지? .. 나 많이 컸네.. ( 퍼벅;; 그려그려 ~)
...아이도 나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아이의 표현 단어에서 나이 넘친 특별함을 찾거나
브레인스토밍을 아이디어로 연결하여 전문적 포스를 찾을 요량이 아니었기에..
충분히.. 아이의 자람을 볼 수 있었고
자유라는 단어를 자연스럽게 쓸 수 있는 아이의.. 지금을 알 수 있어서.. 참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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