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하늘이 보통 때보다 어둡다. 보니 구름이 많다. 곧 소나기라도 한 줄기 쏟아질 듯.
보통 때처럼 먼저 논밭을 한 바퀴 도는데 오늘은 뛰기로 했다. 논두렁을 먼저 달린다. 두더지가 구멍을 뚫어 논물이 새지 않는지를 살피면서 달린다. 논두렁은 좁다. 폭이 30~50센티 남짓. 집중하지 않으면 넘어지거나 논으로 빠질 수 있다.
우리 집 앞 논은 세 다랑이에 논두렁 길이가 얼추 300미터쯤 된다. 좌우를 살피며 집중해서 달린다. 아침 운동으로 달리기 하는 거와는 조금 다르겠지만 그 나름 신선하다. 논에 물이 잘 고이도록 논을 수평으로 만들었기에 논두렁 역시나 수평이다. 한 다랑이에서 다른 다랑이로 옮아가는 건 경사가 지지만 하나의 논두렁에서만은 편편하다.
이렇게 논두렁을 달리고 나서 고구마밭에 고라니가 들어오지 않았는지 살피고 다시 뛰어서 집으로 온다. 돌아오는 길은 오르막. 한참을 헥헥.
집에 다 와 가는데 하늘이 더 어두워지고 번개가 친다. 곧이어 소나기가 쏟아진다. 하늘 덕분에 논두렁 달리는 맛을 보았다. 이른 아침 논두렁 달리기. 하루 시작으로 괜찮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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