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을 끝냈다. 올해는 김장에 들어갈 재료 농사가 대부분 잘 된 편이다. 무 배추는 비가 자주 와서인지 그 어느 해보다 잘 되었다. 배추는 거의 다 속이 찼다. 무는 독에 저장하고 이웃과 나누고 무말랭이를 하고도 넉넉히 남아, 너무 굵은 놈들은 토끼 먹이로 따로 빼놓을 정도로 넘쳤다.
마늘도 잘 되었고, 생강도 올해가 가장 잘 된 거 같다. 고추는 잦은 비로 고생을 좀 했지만 정성으로 돌봐서인지 평년작을 했다. 근데 예년에 견주어 맛은 조금 매운 편이다. 쪽파는 잘 되기는 했지만 양이 적어 이웃한테 조금 얻어서 했다. 갓은 이 밭 저 밭에 조금씩 뿌려둔 것들로 한 그득했다.
아이들이 부쩍 크니 김장도 해마다 쉽다. 네 식구가 다 달라붙어서 하니 할만하다. 요 며칠 동안 기본 준비를 다 해 둔 상태. 오늘은 무 채 썰고 양념에 버무려 김장독에 넣기만 하면 되었다.
다만 날씨가 좋지 않았다. 일기 예보에는 새벽에 비 조금 오다가 그친다고 했는데 실제는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 오후에는 찬바람 불면서 진눈깨비까지 내렸다. 김치를 버무리는 일은 실내에서 하지만 김장독에 넣는 일은 밖에서 해야 하니 조금 서글펐다.
그래도 한 해 먹을 김치를 며칠 만에 해치운 셈이다. 독마다 그득그득 김치다. 총각김치, 백김치, 배추김치. 이제 메주 쑤고 집수리 조금 더 하고 틈틈이 땔감 하면서 겨울을 나야한다.
올해는 아무래도 비가 너무 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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