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아이들은 자연이다

[스크랩]   규칙없이 잘 굴러가는 가정이 가능할까요?

모두 빛 2011. 3. 18. 13:03

어제, 내가 한 달에 한번 꼴로 참여하고 있는 대안교육연대에  워크숍을 다녀왔어요. 낮 한 시부터 밤 아홉시까지 장장 여덟 시간을 했네요.

 

그러니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오고갔겠어요? 기회가 되면 하나 둘 차근차근 풀어보고 이번에는 딱 한 주제만 잡아서 풀어볼까 합니다. 다른 집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 지가 궁금하거든요. 집집이 사례들을 서로 이야기하다 보면 뭔가 새로운 길이 보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다름이 아닌 규칙에 대한 겁니다. 이 이야기를 해 준 분은 금산에 있는 비인가 중학교 대표교사로 있는 분입니다. 이 분이 그러더군요. 새해 학년이 바뀌고 학생회가 새로 들어서면 이 친구들이 내세우는 것 가운데 하나가 교칙을 없애자고 한답니다. 새로운 학생회는 규칙이 없이도 집단생활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지요. 근데 막상 시도하면서는 잘 안 되고 있나 봐요. 그래도 이렇게 문제를 제기한 거 자체가 엄청난 거 아닌가 싶어요.

 

나로서는 이 말을 처음 듣는 순간, 머리에 뻥! 하고 전기가 통할 정도였거든요. 이건 정말 혁명에 가까운 생각이 아닌가요? 나 역시 가정 안에서든 사회 활동에서든 규칙에서 자유롭고 싶은 마음이 늘 있었거든요. 사회 활동은 당장 어찌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치더라도 가정 안에서만이라도 규칙 없이 잘 굴러갈 수는 없을까? 이게 참 고민입니다.

 

우리 집 보기를 들어볼 게요. 다른 집들은 어찌 하는 지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겠어요. 그러니까 쉬운 보기로 청소와 쓰레기 비우기. 밥 당번과 설거지, 빨래 같은 자잘한 일상에 대한 겁니다.

 

안방 청소는 내가 해요. 일주일에 두 번(월요일과 목요일). 이렇게 정해놓았지만 자꾸 까먹거나 귀찮아질 때가 있더라고요. 어제만 해도 서울 간다고 부랴부랴 준비하다보니 안방 청소하는 걸 깜박한 겁니다. 컴퓨터실 겸 사무실로 쓰는 방은 아내가 하는 데 아내는 규칙에 매이지 않고 잘 하는 거 같아요. 거실은 규현이가 해요. 근데 이 거실 청소도 내가 볼 때 아주 잘 하는 거 같아요. 아이가 한 지 6년쯤 되어 오는 데 집에 있는 날이라면 하루도 빠짐없이 하는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더 고민입니다. 왜 나만 규칙을 정해놓고도 이를 잘 지키지 못하는가? 일주일에 두 번하는 규칙이 오히려 나를 옭아매는 건 아닌가 하는 거지요. 다른 분들 생각은 어때요?

 

집안 쓰레기 버리기는 한 달에 한 번씩 식구마다 돌아가며 해요. 첫 달은 내가 그 다음 아내, 이렇게 나이별로 내려가면서 하다가 규현이 다음에 다시 내가 하는 식으로. 이 역시 이렇게 규칙을 정해서 하니까 편하기는 한데 사람에 따라 잘 안 지켜지는 경우도 있어요. 규칙 없이 쓰레기를 잘 비우는 길은 없을까요?

 

빨래는 대부분 아내가 하고 가끔 탱이도 하고. 빨래는 내가 안 해서 그런지 아주 잘 굴러가는 거 같던데. 내 빨래를 아내가 대신 해 주고 또 개어줄 때는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요. 어찌 보면 이건 참 이기적일 수 있지 싶은 데 다른 분들은 어떤가요? 식구가 서로 합의하면 자유로운가요? 

규칙은 필요악인가? 아니면 규칙에서 자유로운 가정생활이 가능할까요? 이게 가능하다면 사회생활에도 조금씩 적용해보면 좋지 싶은 데 다른 분들 생각은 어떤가요?

출처 : 홈스쿨링 가정연대
글쓴이 : 아이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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