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급자족/자연과 하나 되기

[스크랩] 눈 치우기 (지혜와 의견을 모아봅시다.)

모두 빛 2011. 1. 12. 07:30

운동 삼아(겨울에는 몸 움직임이 부족하기 쉽다.)

산골에서 살아남기 위해(장기간 보급이 끊어질 경우, 집배원이나 택배 차들과 관계를 위해, 이웃들과 정이 오고가는 관계를 위해)


눈을 치울 때 자세가 중요하다. 뭐든 그렇지만 같은 자세로 반복해서 치우다 보면 먼저 허리가 아프다. 잠깐씩 쉬어가면서 해봐야 한번 아픈 허리는 눈을 치우는 내내 좋아지지 않는다. 눈을 다 치우고 나서도 한동안 허리가 아프다. 또한 안 좋은 자세는 손목에도 무리가 간다.


몸을 골고루 쓰는 눈 치우기 : 눈을 빨리 치워야한다는 부담을 먼저 버려야한다. 운동 삼아 한다는 원칙을 될 수 있는 한 지키는 게 좋다.


-허리 위 아래를 골고루 움직이기 : 넉가래든 빗자루는 눈을 빨리 쓸려고 하다보면 자세가 고정되기 쉽다. 허리를 중심으로 굳어진다. 이럴 게 해서는 얼마 못가 지친다. 다양하게 위  아래를 움직여준다. 이를 테면 넉가래로 밀기 시작할 때는 아주 낮은 자세로 시작하여 길 밖으로 다 밀어낼 때쯤에는 허리를 다 펴는 식으로. 이 자세 역시 고정될 수 있으니 그 반대로도 한다.


-좌우를 최대한 비틀면서 쓸기 : 위 아래와 마찬가지로 좌우 역시 고루 쓰면서 최대한 비틀면서 한다. 이 자세는 요가를 생각하면 쉽다. 요가 자세는 한 동작이 끝나는 지점에서 한 호흡 더 앞으로 몸을 내민다. 그래야 굳었던 근육과 관절이 풀리고 호흡이 깊어진다. 이를 눈 쓸기에도 적용한다. 보통 몸 앞에서 넉가래를 가지고 움직이는 좌우 반경이 있는데 이를 훨씬 벗어난 몸놀림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허리를 비틀어준다는 기분으로 한껏 반대방향까지 몸을 돌린다. 물론 눈 자체가 길 밖으로 나갔더라도 이 자세를 이어간다.


-손을 바꾸어 잡기 : 도구를 집을 때 오른 손이 넉가래 시작을 잡고 왼 손이 두 자 정도 앞을 잡는다면 눈을 쓰는 중간에 수시로 손을 바꾼다. 몸의 방향 역시 바꾸는 게 일이 덜 힘들고 몸도 덜 피곤하게 된다.


-위 아래 좌 우를 다 골고루 움직이기 : 위에 말한 여러 가지를 다 함께 응용하여 다양한 자세로 눈을 치운다. 멀리서 보면 마치 태극권을 하는 듯, 춤을 추는 듯, 요가를 하는 듯, 명상을 하는 듯 온갖 자세가 나오면 허리도 안 아프고 나름 재미나게 눈을 치울 수 있다.


-눈이 많이 쌓이기 전에 치우기 : 눈은 5센티 정도 쌓이기 전에 최소한 한번 정도 치워주는 게 좋다. 눈이 완전히 그친 다음에 치우다 보면 늦다. 또 눈이 쌓이고 있는 데 사람이 다니거나 차가 지나가면 눈 치우기가 훨씬 힘들게 된다. 밤에도 새벽에도 눈이 내리면 틈틈이 치운다. 눈을 머리에는 맞지 않게 모자를 쓰고 하면 추위보다는 몸에서 열이 나, 나중에는 덥다.


-아주 많은 눈이 쌓였을 때는 최소한 차가 지나가는 바퀴만이라도 응급하게 넉가래로 밀어놓는다. 이렇게만 해두면 해가 나면 바퀴 자국만이라도 금방 녹아 응급한 통로는 확보되는 셈이다.


-이웃들과 관계 : 길 관련 마을 규약을 만들었으면 했는데 전체 동의를 받아내지 못했다. 그렇다고 눈 치우는 방식으로 이웃들과 실랑이하는 게 힘들다. 각 가정이 마을 공동 길(그러니까 자기 가정 혼자만 쓰는 길은 제외. 두 가정 이상이 함께 쓰는 길)을 최소한 150미터 정도는 책임진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이 정도 거리는 웬만큼 쌓인 눈이라도 한 시간 남짓이면 치울 수 있다. 눈이 올 당시, 이런저런 일로 정 형편이 여의치 않다면 가까운 이웃에게 양해를 구하거나 도움을 부탁하면 어떨까. 눈이 이웃과의 소통을 잘 열게 해주는 자연의 선물이라 여기면 어떨까.)


-이 모든 것들도 여의치 않을 정도로 엄청난 폭설이 쌓인다면, 눈을 치울 수 있게 개조한 트랙터가 있다는 데 마을 주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걷어 장비로 해결하는 방법도 모색해볼 수 있으리라 본다.


또 다른 방법은 없을까?

(참고로 빗자루를 만드는 데 쓰이는 댑싸리가 필요한 우리 마을 사람이라면 댑싸리 모종을 기꺼이 나누어 줄 수 있음. 한번만 심어두면 해마다 저절로 알아서 자란다.)

출처 : 오동산촌마을
글쓴이 : 아이른(광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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