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둘 올라오는
논에 벼이삭.
그 어디선가 거미도 하나 둘 나타난다.
줄을 치고
먹이를 노린다.
논에 먹을 게 그만큼 많아진다는 소리.
어디보자.
저기 벼 잎 뒤에
쌀알만한 풀빛 메뚜기
몸을 웅크리고 둘레를 살핀다.
보름 전쯤부터
잠자리도 여기저기서 날개돋음을 해서인지
곧잘 논에 보인다.
거미가 노리는 게
어디 메뚜기, 잠자리만이겠는가.
벼를 노리는 모든 벌레가
다 먹이가 되리라.
벼멸구, 이화명충나방, 벼잎굴파리 애벌레, 노린재...
벼이삭이 패어날수록
벌레도 많아지고
덩달아 거미도 왕성하다.
벼 잎 하나 그 끝을
돌돌 말아 집을 짓고
하얗게 까둔 거미 알.
거미 새끼가 깨어날 무렵
벼도 잘 익어가리니.
우리 벼
사람 생명을 지켜주는 파수꾼
거미. (2008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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