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농사와 사는 이야기

밤 달리기

모두 빛 2017. 4. 5. 13:09

그동안 주로 새벽 달리기를 했다. 하루 시작을 운동으로 하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바꾸었다. 밤에 달리기로. 이른 아침은 창조적인 글쓰기나 사진 작업을 하기로.

 

아직 몇 번 해보지 않은 상태라 느낌이 많다. 이 곳은 산골이라 밤에는 아주 어두운 편이다. 집을 나서는 순간 아주 깜깜하다. 전깃불에 있던 눈이 어두운 환경에 적응하자면 시간이 필요하다. 달리기 전 마당에서 가볍게 준비운동을 하다보면 둘레 사물이 조금씩 보인다.

 

서서히 달린다. 어두우니까 그저 앞만 보고 달린다. 새벽 달리기는 둘레 자연이 달라지는 걸 날마다 보는 재미가 좋았는데 지금은 그저 달리는 데만 집중. 발자국 소리가 잘 들린다. 마을을 지나 강변을 달리다 보면 이젠 물소리.

 

밤에 달리자면 주의해야할 게 몇 가지 있는 거 같다. 첫째는 낮 동안 일을 너무 많이 하면 안 된다. 달려보니 힘이 빠져 일 키로 정도 달리다가 그만 두기 십상이다. 새벽 달리기는 기운이 충만한 상태였다면 밤 달리기는 기운이 거의 다 떨어진 상태이니까. 낮 동안 일을 하되 밤에 달릴 힘을 남겨두어야 한다.

 

둘째는 저녁 약속이다. 운동은 꾸준히 해야 하는 데 리듬이 끊어질 수 있다. 그래서 생각한 건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가는 것. 현지에서 달리기를 한다. 둘레 지리를 어느 정도 익히는 게 필요하다. 하지만 저녁 약속이 많다보면 아무래도 제대로 안 된다. 그렇게 되는 날은 아침 달리기를 겸해서 하려고 한다.

 

끝으로 계절에 따른 변화와 낯선 사람과의 만남이다. 뱀이 나오는 철이 되면 조심해야한다. 뱀은 정온동물이라 저녁에 추워지면 데워진 도로에 나와 몸을 덥히곤 한다. 독사는 사람을 보아도 도망을 가지 않는다. 어두워 독사를 못 볼 위험이 있다. 그리고 어쩌다 생길 수 있는 일이지만 어두운 곳에 사람을 마주치는 것도 쉽지 않는 일이다. 미리 멀리서 기침을 하든가 해야 한다.

 

밤 달리기는 잠을 잘 자게 하는 효과도 있다. 나이가 들수록 몸 관리를 잘 해야 한다. 건강이 전부일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