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농사와 사는 이야기

오랜만에 방송 출연, ‘공감토크 결’

모두 빛 2017. 4. 20. 13:02


우리 부부가 오랜만에 방송에 나간다. 우리 식구는 다큐 방송은 사양이다. 만일 한 시간 분량이라면 몇날 며칠을 찍어야 한다. 그러자면 우리네 일상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게다가 다큐 방송이란 삶 구석구석을 비추기 마련이어서 부담이 된다.

 

대신에 우리는 어떤 주제를 가지고 방송사에 출연해서 이야기를 하는 건 좋다. 우리가 추구해온 철학을 세상과 나눌 수 있으니까.

 

이번에 우리가 밥꽃 마중을 냈는데 마침 전주 케이비이에스에서 연락이 왔다. 프로는 공감토크 결이란다. ‘밥꽃사랑을 주제로 부부가 함께 출연하기로 했다. 온 산과 들판이 꽃으로 물들고, 좀 있으면 석가탄신일 어린이날 어버이날 줄줄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 책이 지금 방송 컨셉에 잘 맞나 보다.

 

녹화하던 날, 무척 바빴다. 새벽부터 생강 심고, 해가 오르자 장을 가르고... 산골을 떠나 전주로 가는 길은 아름다웠다. 산이 날마다 옷을 갈아입는 요즘이다. 마치 수채화를 한창 그리는 과정이라고 할까. 나도 그 그림 작업에 동참하고 싶게 만든다.

 

방송사에 도착. 주차를 한 다음, 들머리로 들어가는 데 전자 전광판이 눈에 들어온다.

, 이거 뭐야?’

아래 글자가 전광판을 리드미컬하게 흐르고 있었다.

공감토크 결. 밥꽃마중 김광화 장영란 부부의 방문을 환영합니다.’

 

얼마나 낯설던지.

 

기분이 묘해서 부부가 그 앞에서 셀카를 찍었다. 지나가던 사람이 한 마디 한다.

제가 찍어드릴까요?”

, 고맙습니다.”

 

전자기술이 발달하면서 출연자한테 이런 인사가 가능한 거구나 싶다. 곧이어 경비실에서 바로 연락이 되니 담당 작가가 내려오고, 분장실로 직행. 뒤이어 담당 피디님이 나타나 인사를 하고 방송 공개홀로 안내한다.

 

한 십년 전쯤 방송에 나간 적이 있었는데 정말 오랜만이다. 분장을 마치고 진행자와 인사를 나누고 방송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살짝 긴장되긴 했지만 나름 좋은 경험이었다. 녹화 방송인데다가 부부가 함께 출연하니 여유가 많다. 한 사람이 이야기할 동안 나머지 사람은 반응을 보면서 좀더 진행을 부드럽게 할 수 있으니까. 때로는 웃음꽃을 피워가며. 무엇보다도 우리가 만든 밥꽃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금방 시간이 흐른 거 같다. 다들 동영상이 좋다고 덕담을 많이 해주었다. 50분 분량인데 실제 녹화는 한 시간 가량 한 거 같다.

 

밥꽃한테 배우는 사랑을 크게 세 가지쯤으로 이야기했다. 부모 사랑, 부부 사랑, 자기 사랑.

 

꽃 피는 계절이자, 선거철이기도 하다. 사람 사이 다툼보다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나누는 그런 세상, 그런 날들이 앞당겨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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