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농사와 사는 이야기

김장하면서 방아찧기

모두 빛 2016. 11. 16. 19:27

조금 바쁜 하루였다. 쌀을 주문을 받고는 방아찧을 날을 잡고 있었다. 날씨가 좋은 날 방아를 찧어야 한다. 게다가 정미소 주인일정이랑 맞아야 한다. 정미소마다 장단점이 있는 데 동네 작은 정미소는 주인이 늘 붙어 있지 않는다. 농사도 짓고 이런저런 볼일이 많다.

 

반면에 큰 정미소는 우리처럼 적은 규모의 방아를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다. 날마다 하루종일 찧는 걸 기본으로 한다.

 

그러니 내가 바라는 날짜에 방아찧기가 어렵다. 우리한테 가장 좋은 날은 내일. 오늘 김장을 마치면 내일 방아를 찧으면 얼마나 좋나.

 

근데 정미소 주인이 오늘 오라니 가야지. 김장이 한창인 집을 놔두고 정미소로 나락을 싣고 갔다. 내 앞에 두 집 찧고 마지막이 내 차례.

 

이렇게 방아를 찧었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주문은 두 가미니 조금 더 되지만 다시 주문한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다. 20키로 주문. 10키로 주문. 현미, 오분도, 칠분도, 백미...여기에 맞추어 가정용 정미기로 다시 가볍게 돌려야 한다. 그 다음 포장을 하고 주소를 적고 택배를 보내야 한다. 이 일은 내일 다시. 오늘은 더 이상 에너지가 안 남는다.

 

어쨌든 한 해 일 가운데 거의 마무리에 들어가는 큰일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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