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집회 참석하러 서울을 다녀왔다. 버스 한 대로 우르르 함께.
차 안에서 서로 소개시간을 갖고, 집회에 임하는 소감을 나누었다. 청소년들의 인사가 참 밝고 좋았다. 한 친구만 소개하면 이렇다.
“역사를 책에서만 배웠는데 오늘은 저 스스로 역사가 되고 싶습니다.”
서울 입구가 막힌다. 보통 주말이면 내려오는 차가 복잡한데 이번에는 올라가는 차가 막힌 것이다. 시내가 복잡하니 양재역에서 버스에서 내려 지하철로 갈아탔다. 을지로 3가역에서 내렸다. 걸어서 시청앞으로 갔다. 집회가 시작되고 있었다.
무대 뒤쪽에 자리잡고 않았다. 어느 듯 시간이 오후 두 시. 슬슬 배가 고프다. 마을에서 준비한 떡과 김밥과 귤 그리고 나는 여기에다가 집에서 따로 가져간 생식과 당근을 꺼내 집회가 한창인 길거리에서 먹었다. 따로 밥을 먹을 경황이 아니다. 형편껏 배고플 때 먹어야 한다.
점차 사람이 점점 많아진다. 우리가 앉은 자리는 단체 대표들 위주로 연설이 진행되어 자리에 일어나 옮겼다. 광화문쪽으로 아내랑 갔다. 김제동이 사회를 보는 자리였다. 막 박원순 시장이 이야기를 마치고 시민 무대로 바뀌고 있었다.
다시 한바퀴 둘러보고 원래 자리로 왔다. 사람이 너무 많아 한걸음 옮기기도 쉽지 않다. 드디어 어두워진다. 잠시 뒤 행진. 워낙 사람이 많아 대열이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간신히 움직이기는 했지만 8시 다 되어서도 기껏 광화문 사거리 정도다. 자칫 무리했다가는 사람한테 깔릴 판이다. 안 되겠다 싶어 되돌아서 시청앞으로 왔다. 지하 화장실로 갔는데 남자 줄이 10여미터로 여자쪽보다 더 길다. 줄을 서서 이렇게 볼일 보는 일도 처음이다. 볼일을 보고 이번에는 돌아갈 때 다시 모이기로 한 시청앞 도서관 앞으로 갔다.
이제 집회는 다시 문화제로 바뀌었다. 마이크 상태가 안 좋은지, 아니면 내가 앉은 곳이 방향이 안 좋은 지 소리 전달이 잘 안 된다. 그냥 계단에 앉아 문화제를 보고 있는데 달이 휘영청 빌딩 위로 떴다. 헤어졌던 이웃들이 하나 둘 나타난다. 이렇게 밤 열시가 넘어서야 서울을 출발. 집에 오니 새벽 1시가 넘었다.
새벽에 일어나 이튿날 새벽에 도착하는 강행군. 몸은 힘들지만 많은 생각이 오고간 무박 이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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