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농사와 사는 이야기

벼 타작 끝

모두 빛 2016. 10. 20. 05:04

드디어 벼 타작을 마쳤다. 세 번에 걸쳐 거두었다. 집앞 조생종 벼는 비가 자주 와, 날짜를 잡기 어려웠다. 흑미와 찹쌀은 홀태로 하고, 나머지는 콤바인으로 했다.

 

중만생종인 신동진을 어제 거두었다. 며칠 전에도 비가 왔지만 다행이 논이 말라있어, 할 수 있었다.

 

올해 벼농사 특징의 하나는 메뚜기가 아닐까 싶다. 그 어느 해보다 많다. 여름에 무더워서 그런가. 과장하자면 벼 반, 메뚜기 반이다. 논두렁을 지나가면 여기저기 뛰는 메뚜기들. 무섭다 싶을 정도다. 콤바인으로 거둔 나락을 펼쳐 말리는 데도 성가시다. 미처 기계를 피하지 못한 메뚜기들이 나락 속에 가끔 섞여있기 때문. 이 메뚜기는 마르자면 나락보다 오래 걸린다. 설사 말랐다 하더라도 개미들이 어디선가 나타나 먹게 된다. 나락을 말리면서 메뚜기가 보이면 골라낸다.

 

요즘은 날씨가 좋아, 나락이 잘 마른다. 이제 조만간 방아를 찧어야 한다. 올해 또 하나 다른 점은 우리 쌀을 먹겠다는 사람들이 봄부터 예약을 했다는 사실. 나눌 쌀이 많지는 않다. 미리 주문한 사람들 가운데 아무래도 환자들이 더 절실하니까 그분들 먼저 드려야 한다. 우리 쌀을 드시고 조금이나마 더 건강해지면 좋겠다.

 

끝으로 올해 쌀값은 해도 해도 너무하다. 떨어지다 못해 20~30년 전으로 돌아갔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산지 쌀값이 80kg 한 가마에 133436. 작년에 견주어 16%나 폭락했다. 생명의 가치를 돈으로 셈할 수는 없다.

쌀 푸대접은 밥상 푸대접 곧 생명 푸대접이나 다름없다.

쌀값 보장은 나라가 해결해야할 일 순위 정책이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