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갈색날개매미충이란 벌레가 유난스럽다. 방송에서 한번 번 적이 있지만 우리 지역에서는 잘 안 보이던 벌레였다.
그런데 올해 부쩍 많아 졌다. 이 벌레는 언론에서 말하듯이 과일나무뿐만이 아니다. 곡식이나 채소에도 흔하게 볼 수 있다. 다만 과일나무에 더 많을 뿐. 유충일 때는 하얀 빛을 띠는데 잡으려고 하면 메뚜기처럼 멀리 폴짝 뛰어 도망간다.
어느 새 유충이 날개돋이를 해서 성충이 제법 보인다. 성충은 검은 갈색을 띄며 나비처럼 난다. 잡아서 자세히 보면 작은 매미처럼 생겼다. 이게 요즘 얼마나 많이 번졌는지 일하다 보면 옷 속으로 파고들기도 한다. 저녁에 집으로 들어오면 집안에도 곧잘 이 곤충이 있을 정도다.
그렇다고 약을 칠 수는 없는 노릇. 어떻게 되나 지켜보는 정도.
그런데 어제부터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참새가 이 벌레를 잡아먹는 것이다. 뽕나무를 오르내리며 참새들이 부지런히 뭔가를 잡는다. 보니 갈색날개매미충이다. 대추나무에도 참새 여러 마리가 오르락내리락하며 이 곤충을 잡아먹는다.
그러면서 ‘참새와 모택동’이란 이야기가 떠오른다. 1958년, 중국의 마오쩌둥은 참새가 벼 이삭을 쪼아먹는다고 참새소탕작전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이로 인해 2억 마리 가량 참새를 잡아 죽였다.
하지만 자연은 곧잘 사람의 예측을 벗어난다. 기대와 달리, 쌀 수확량이 급속히 줄어든 것이다. 굶주림의 재앙이 덮쳤다. 58년에서 60년까지 중국에서 무려 4000만 명이 굶어죽었단다. 참새가 사라지자 먹이사슬이 무너지면 급속히 해충이 번진 것이다.
그리고 보면 참새는 쫒아야지, 없애야 할 적은 아닌 셈이다. 아직 벼가 익자면 한참이 더 걸리는 요즘, 참새한테 박수를 쳐주고 싶다.
'자급자족 > 자연과 하나 되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르륵 호르륵 산개구리 울다. (0) | 2017.02.17 |
---|---|
시시각각 바뀌는 뭉게구름 (0) | 2016.08.09 |
불볕더위, 집안에서 뒹굴뒹굴 (0) | 2016.07.09 |
죽순 쑥쑥 오디 한창 (0) | 2016.06.02 |
아주 뒤늦은 무서리 (0) | 2016.0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