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급자족/자연과 하나 되기

왜 ‘날씨’일까?

모두 빛 2015. 1. 6. 07:28

요즘 날씨를 보면 왜 날씨일까? 하는 물음이 들 정도다. 며칠 전에는 눈이 오면서 천둥과 벼락이 친 적이 있다. 근데 이 때 벼락은 좀 특이했다. 그 순간 나는 글을 쓰고 있었다. 첫 천둥이 왔을 때 이거 참 이상하다 하고는 컴퓨터를 껐다. 하지만 전화선은 뽑지를 않았다. 조금 지나자 이번에는 벼락이 치면서 콘센트 둘레가 찌찌직 하는 게 아닌가. 아이쿠, 통신이 벼락을 맞았구나.

 

근데 아무래도 이상했다. 차단기는 떨어지지 않고 멀쩡했던 것이다. 한 시간쯤 지나 벼락과 천둥도 지나가고, 혹시나 하고 인터넷을 연결하니 멀쩡했다. 세탁기나 냉장고 같은 다른 전기제품에도 이상이 없다. 그 참 이상한 벼락이구나.

 

그리고는 어제 마을 모임에서 새로운 걸 알았다. 이웃들 이야기를 종합해보니 마을에서 그 당시 벼락 피해를 받은 집이 세 집이나 되었다. 가전제품 일부가 망가졌단다. 또 벼락이 몸을 타고 흐르는 걸 직접 느낀 사람이 두 사람이나 되었다. 그러니까 벼락이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되 굉장히 다양하게 미쳤다는 거다. 전기 제품이 망가질 만큼 조금 강한 벼락, 아주 미미한 전류가 흐르는 것 같은 벼락. 같은 시간에 같은 마을인데 이렇게 다양하게 나타난 게 참 신기했다.

 

오늘은 절기로 보면 소한이다. 근데 비가 온다. 그것도 낮이 아니라 어젯밤과 오늘 새벽에 걸쳐. 근데 절기상 소한 추위가 어디 보통인가. 이런 말이 있다. 대한이가 소한이네 놀러왔다가 얼어 죽었다는 말. 우리나라에서는 그만큼 추위가 절정인 때를 가리킨다. 근데 비라니...

 

요즘 날씨를 보면 계절이니 절기니 하는 것들이 참 무색하다. 날씨가 해마다 다르고 그때그때 달라도 너무 다르지 않는가. 그러면서 든 생각, 날씨일까? 이렇게 묻고는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날마다 날은 그냥 날이 아니라 뭔가를 싹 틔울 수 있는 씨앗이 아닐까. 그래서 날씨라고 하지 않았을까.

 

하여, 날씨를 탓해서는 안 되겠다. 하루하루 날씨는 뭔가를 싹 틔울 준비가 된 것이며, 그 씨를 허투루 하지 않는 건 사람 몫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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