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사람 공부, 이웃 이야기

우리 시대 소리꾼 장사익 ... 꽃구경

모두 빛 2014. 8. 8. 08:58

 

나는 가수라는 말보다 소리꾼이란 말이 좋다. 며칠 전, 우리 시대 소리꾼이라 할 수 있는 장사익 공연을 보았다.

 

시골 살면서 공연을 즐길 기회가 드물다. 괜찮은 꾼들이 시골에 잘 오지도 않을 뿐더러 오더라도 미처 모르거나 시간이 없을 때도 있으니까.

 

그런 점에서 이웃들 덕에 장사익 공연을 볼 수 있었던 건 행운이다. 노래 틈틈이 이야기를 곁들이는 것도 좋았지만 소리꾼 소리를 가까이서 직접 들을 수 있어 그 영상이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노래 가운데도 내 눈시울을 적시게 만든 게 꽃구경이다. 여기서 말하는 꽃구경은 나이 많은 어머니를 고려장(산에다 버리는 옛풍습)하려는 은유다. 우선은 가사 한줄 한줄을 살펴보자.

 

어머니, 꽃구경 가요

제 등에 업히어 꽃구경 가요

 

세상이 온통 꽃 핀 봄날

어머니는 좋아라고 아들 등에 업혔네

 

마을을 지나고 산길을 지나고

산자락에 휘감겨 숲길이 짙어지자

 

아이구머니나!

 

어머니는 그만 말을 잃더니

꽃구경 봄구경

눈감아 버리더니

 

한 웅큼씩 한 웅큼씩 솔잎을 따서

가는 길 뒤에다 뿌리며 가네

 

어머니 지금 뭐 허신데요

솔잎은 뿌려서 뭐 허신데요

 

아들아 아들아 내 아들아

너 혼자 내려갈 일 걱정이구나

길 잃고 헤맬까 걱정이구나

 

 

 

 

 

요즘도 고려장이 사라진 건 아닐 테다. 이름만 다를 뿐.

부모 뜻과 다르게 억지로병원이나 요양원에 모시는 것이 어쩌면 현대판 고려장이 아닐까 싶다.

 

노래를 링크한다. 관심 있으신 분들 한번 들어보시길...

 

  http://www.youtube.com/watch?v=EL1AQQU0Mp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