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사람 공부, 이웃 이야기

청년들과 함께 한 이박삼일

모두 빛 2014. 8. 1. 19:23

 

 

시골살이에 관심이 있는 청년 다섯과 이박삼일을 함께 했다. 우리는 손님들에게 바라는 게 있다. 자신이 관심을 갖는 것, 잘 하는 것, 나눌 수 있는 걸 나누길 바란다. 그게 꼭 거창한 것일 필요는 없다. 자신을 잘 드러내고 그 과정에서 서로 성장하기 위한 거니까.

 

청년 손님이라고 예외는 없다. 만나기 전에 일정을 간단히 맞추어보았다. 내가 관심을 갖고 부탁한 것은 TED. 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는 미국의 비영리 재단으로 정기적으로 열리는 기술, 오락, 디자인에 관련된 강연회를 개최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한글판 TED도 볼 수 있는 데, 쉽게 말하자면 자신이 가진 전문 지식이나 아이디어를 둘레 여러 사람들과 나누는 짧은 강연이다. 10분 내외. 어떤 사람은 재미나게 또 어떤 사람은 진지하게. 영상을 준비하기도 하고, 그냥 말로만 아이디어를 나누어주기도 한다.

 

그렇다고 이렇게 발표하는 걸 부담스러워할 필요는 없다. 자신이 나누고 싶은 아이디어나 경험을 집약해서 들려주면 된다고 보니까. 그러니까 테드 방식을 우리식으로 따오면 되리라 본다. 이를 통해 삶을 나누고, 발표하는 본인 역시 자신을 객관화하면서 성장할 수 있으니까.

 

젊은이들은 내게 강의 하나를 부탁했다. 주제는 젊은이들에게 맞추어 식물들은 어떻게 연애를 하고 사랑을 하는가’. 젊은이들이 모이는 시간은 무척 자유로웠다. 셋 하나하나. 같이 또 따로.

 

음식을 해 먹는 것도 자유로우면서도 나름 독특한 요리를 해냈다. 가스파초나 시칠리아식 가지 덮밥…….덕분에 우리 식구들은 새로운 음식을 잘 얻어먹었다.

 

젊은이들이 발표할 시간이 되자 은근한 설렘이 인다. 마루방에 모여 둘러앉아 발표를 들었다. 대안화폐 이야기, 노래 이야기, 올레길에 설치한 미술이야기, 빈집의 삶과 역시, 아프리카 생활…….

 

누구는 진지하게, 누구는 재미나게 저마다 특색 있는 발표를 해주었다. 젊음의 끼와 에너지를 마음껏 느끼게 해 주었다.

대안화폐의 하나인 해방화폐를 선물로도 받았다.

내 강의에 대한 젊은이들의 반응 역시 좋았다. 한 소재가 끝날 쯤이면 바로 이야기를 받아 저희들에게 맞게 변화시키곤 했다.

 

젊은이들과 함께 한다는 건 참 즐겁고 보람된 일이다. 우리 사회는 좀 더 젊은이들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그게 사회가 젊고 활기차게 되는 지름길일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