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급자족/자연과 하나 되기

계절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과일 맛

모두 빛 2014. 6. 2. 07:12

봄 끝자락, 여름 들머리. 앵두 끝물, 오디 시작이다.

 

과일 맛을 찬찬히 느끼다 보면 계절의 변화에 따라 맛이 아주 조금씩 다르다는 걸 알게 된다.

 

앵두가 막 익을 때 맛은 새콤하고 상큼한 맛이 강하다. 단맛은 아주 살짝 도는 정도. 근데 날이 갈수록 단 맛이 더 돈다. 봄 끝자락으로 들어서면서 햇살도 뜨거워지니 앵두 맛도 달라진다. 단맛이 부쩍 는다. 이 때 새콤한 맛은 단 맛을 살려주기 위한 양념에 가깝다고 할까. 그래서인지 이 새콤함은 중독성에 가깝다. 자꾸 먹게 된다. 사실 아무리 단 맛이 좋아도 계속 되면 금방 물린다.

 

앵두 처지에서 막바지가 되면 씨앗을 멀리 퍼뜨리고자 하리라. 물론 앵두나무 처지에서 확실하게 번식하는 방법은 땅 속 기는 줄기로 번식하지만 씨앗 역시 그 나름 역할이 있으리라. 달달한 과육 속 씨앗을 가진 앵두는 땅에 떨어지기 전에 새가 먹거나 잘 농익어 땅에 떨어졌다면 들짐승이 주워 먹고 똥을 싸면서 씨앗을 퍼뜨릴 것이다. 단 맛을 충실히 가지면서도 새콤함으로 중독성을 가지니 한번 먹기 시작하면 배가 부를 정도로 먹게 된다.

 

앵두와 마찬가지로 딸기 역시 봄에 익어 새콤한 맛이다. 이런 딸기와 앵두가 끝물이면 새롭게 익는 과일이 오디다. 색깔부터 다르다. 앵두와 딸기가 붉다면 오디는 검붉다. 거의 검은 빛에 가깝다. 근데 오디가 막 익기 시작할 때 맛은 그리 달지 않다. 심심함 속에 단 맛이 살짝 도는 정도다. 점점 날이 더워지면서 오디도 단맛이 부쩍 늘어난다. 그러다 더 더워지면 수박이 익는다. 수박은 단맛도 있지만 시원한 맛도 품는다.

 

이렇게 자연의 맛은 신비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