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촉촉이 내린다. 나무 새순이 부쩍 푸른 빛을 띤다.
근데 이 비가 다 좋은 것만은 아니겠다. 특히나 꽃이 핀 작물들한테는. 풍매화는 비가 오면 꽃가루를 날릴 수가 없고, 충매화는 비가 오면 곤충들이 거의 활동을 하지 않으니까.
요즘 밭 한편에서 환하게 피는 꽃은 배추꽃과 무꽃. 둘 다 십자화과로 충매화다. 무꽃은 그야말로 한자로 열십자 모양이라 빗물이 고이지는 않는다. 게다가 비가 오니 꽃잎을 세로로 하여 빗물을 떨군다. 근데 배추꽃은 십자화과지만 꽃잎 네 장이 모여 있어 비가 오니 빗물을 고스란히 담는다. 마치 그릇에 물을 담듯이. 배추꽃은 향기도 좋아 곤충이 아주 많이 달려드는 꽃인데 이렇게 비가 오니 개점휴업이다.
배꽃 역시 충매화인데 비를 홀딱 맞는다. 배꽃은 그나마 꽃가루가 부족하여 수분수 도움을 받아야하는 데 이렇게 비가 오면 수정을 하는 데 한결 애를 먹는다.
튤립 같은 경우는 한 방울 비조차 맞지 않으려고 자신이 가진 꽃을 전부 오므려 수술과 암술을 비로부터 온전하게 보호한다.
비가 올 때 식물마다 적응하는 방식은 이렇게 다양하다. 사람은 어떤가? 특히 농사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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