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농사와 사는 이야기

알면 알수록 신기한 생강

모두 빛 2012. 11. 3. 10:49

 

올해 생강이 참 잘 되었다. 예뻐서일까. 생강을 찬찬히 보게 되고 공부를 다시 하게 된다.


생강은 알면 알수록 참 신기한 채소다. 고온성으로 원래는 다년생이지만 우리나라는 추위 때문에 1년생이다.


싹이 나는 과정도 특별하다. 4월 하순 쯤에 심는데 싹이 땅 위로 올라오는 건 6월이 다 돼서다. 생강을 심고는 언제 싹이 나나? 보고 또 보고 한다.


뿌리가 뻗는 모양새도 그렇다. 사진에서 보듯이 우리가 먹는 생강은 노란빛을 띤 뿌리줄기다. 그 곁에 제법 굵직한 뿌리가 흙을 잔뜩 머금은 모습이 보인다. 이 뿌리 곁에 다시 작은 뿌리가 드문드문 보인다. 뿌리가 길게 뻗지 않고, 잔뿌리가 적으니 땅이 건조해도 안 좋고, 물기가 너무 많아도 좋지 않다. 뿌리가 얕게 내리니 거름이 넉넉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이어짓기를 하면 뿌리가 쉽게 병에 걸린다.


가을에 생강을 거두다 보면 씨로 썼든 생강이 대부분 처음 그대로 싱싱하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사진 가운데 뒤에 있는 갈색 생강이 씨 생강이다. 이 역시 거두어 차로 끓여먹는다.


생강을 저장하는 거야말로 가장 독특하다고 해야겠다. 생강은 잘 썩는다. 일단 저장 전에 큐어링을 잘 해야 한다. 교과서식으로 보자면 온도 30~33℃, 습도 90% 정도에서 7일 정도 말려야한다. 일반 농가에서는 쉽지 않는 과정이다.

그 다음 장기 저장을 하려면 습도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강은 95% 이상 높은 습도에서 부패가 억제되는 특성을 갖고 있단다. 장기 저장을 하려면 습도는 물론 온도가 알맞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지온 13∼15℃, 습도 70∼80%를 계속 유지해 주어야 저장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생강을 주로 하는 곳에는 땅 속 토굴을 이용해왔다. 이런 시설을 마련하기 어려운 우리는 김장용으로 일부 쓰고 나머지는 겉껍질을 벗겨 얇게 편으로 말리거나 설탕에 재어두고 먹는다.


이렇게 재배도 어렵고 보관도 어려운 생강. 하지만 그 쓰임새가 워낙 좋아 재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겨울하면 생강차를 떠올릴 만큼 우선 따뜻한 차로 쓰인다. 향기롭고 톡 쏘는 맛이 있어 양념으로 쓰이고, 중요한 한약재로도 쓰인다. 해마다 생강을 조금씩 더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