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안교육연대 운영위 모임은 광명에 있는 볍씨 학교에서 열렸다. 볍씨학교 도서관...모임 내용은 나중에 기회봐서..
볍씨에서 운영위 모임을 한 이유는 마침 이 날이 이영이 샘 이취임식 때문.(맨 앞이 이영이샘 그 옆이 새로 짐을 맡은 강옥희샘)
그러니까 영이샘은 연대 운영위원이면서 볍씨학교 거름선생(대표교사에 가까운 자리)이자 광명Y사무총장으로 오래 일해오다가
16년만인가 자리를 물러나, 평교사를 하면서 개인 시간을 좀 갖고 귀농을 준비하고 싶단다.
볍씨 역사
볍씨학교,말로만 듣다가 처음 와보니 궁금한 게 많다.
나는 두 시간에 걸친 행사 내내 가만이 있지 않고
학교를 둘러보았다. 아이들 노는 모습
운동장 겸 산을 끼고 있는 자연 놀이터
얼마나 놀았으면 풀 한 포기 없이 맨살 맨 흙 그대로
얼마나 놀았으면 밧줄이 너들너들
도자기실
컨터이너 두 개로 이 층을...
(내가 대학다닐 때 성남에서 야학하던 생각을 떠올린다...)
이 사진은 더 많은 걸 생각하게 만든다.
이취임식이 진행되고 있는 강당지붕이다.
비가 새는 지 ...
비닐을 덮고
바람에 날리지 마라고
판대기와 돌로 다시 덮었다.
가난한 호주머니 털어 학교를 세우고
오직 열정 하나로만 아이들을 키우고자 했던
부모와 교사들의 아픔과 눈물이 저 지붕과
저 비닐과
저 돌덩이들에 담겨있지 않았을까.
돈이 많아야 아이들을 잘 가르치는 것은 아닐테다
돈이 많아 근사한 건물이어야 되는 건 아닐 테다.
이렇게 엉성하지만
서로의 땀과 사랑으로 버무린 곳이
어쩌면 교육의 바탕이자 시작이 아닐까.
보시다시피
이렇게 흙벽이 엉성하다.
겨울이면 찬 바람 숭숭.
매지 넣을 시간도 여유도 없이
그저 사람 온기 하나 믿고...우직한 사람들...소박하기 이를데 없는 사랑
이렇게 헌 문짝 하나 허투루 보지 않고
주워다가...
욋벽 친 게 세월의 무게로 떨어져 내리고...
그래도 아아들은 잘도 논다 잘도 놀아
초등 3 4학년 교실에 아이들이 붙여둔 가족신문
아이들은 환경을 크게 탓하지 않고 잘도 큰다,잘도 커
이런 아이들 터전을 일군 여러 사람 가운데
그 중심에 있는 사람
이영이 샘이
퇴임 이야기를 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보듬어 주고
이끌어준
몸집은 작지만
그 뜻은 헤아리기 어려운 사람...
수백 수천번
마이크를 잡았겠지만
이 날은 그 어느 때보다
가슴 깊이 올라오는 생명의 말을 토해낸다.
참 고마운 사람
참 부드러우면서 강한 사람
밧줄 위에 올라가 보는 요녀석이 너무 부러워 찰칵. 다음에는 내 자리 찜^^
나도 나름
영이 샘한테 줄 선물을 준비했다는...
비오는 날 칡 줄기로 만든 냄비 받침대.
위는 지난해 만들어, 일년 동안 써왔던 것
아래 두 개가 이번에 만들어 준 선물
부모들의 축하 공연
영이야 ~옥희야~놀자~
볍씨 첫 졸업생들의 축하 공연. 근데 한 사람 빼고 다 여자다. 새삼 궁금하더라. 남자 청년들은 다들 군대를 갔나?
큰잔치에는 언제나 먹이는 일이 큰 일 가운데 하나
강당에서는 이취임식이 성대하면서도 즐겁게 진행되고 있지만
이렇게 주방 한켠에서는 묵묵히 음식을 만드는 이들이 있으니...
내 접시에 담긴 일용할 양식
아침을 열시쯤 먹은 데다가
너무 맛있어
반 접시를 더 먹었다.
운영위 마치고
이취임식 보고
잔치 음식 먹고
이야기 좀 나누다가
케티엑스 타고 집으로...
많은 생각들이
세월의 무게를 넘나들며
빠르게 스쳐가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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