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급자족/자연과 하나 되기

[스크랩] 산개구리 울음소리

모두 빛 2012. 3. 4. 12:48

       *개구리 울음소리*

 

이 골짝 산개구리들은 이른봄에 해마다

똑같은 곳에 와서

알을 몇 바가지나 싸질러놓는다네

물살이 세차지 않은 물가에 나도 해마다

똑같이 쪼그리고 앉아서 산개구리 알들을 내려다보네

 

산개구리 수백 마리가 떼지어 예식장 가듯 약속하고 모여서는

어기적거리며 여기까지 기어왔을

들키지 않으려고 울지도 않았을 무언 절규의 그 밤을

생각하네

 

오래전 산서 장날, 붉은 바케스 한통 가득 담겨 있던 산

개구리 알

한 대접에 오백원 주고 후루룩 마시고는 입가를 쓰윽,

훔치던 사내들의

희번덕거리던 눈동자를 잊지 못하네

 

둥글둥글한 점으로 박힌 산개구리 아이들의 눈은 까맣다네

이 눈은 사실 각각이 산개구리 울음소리라네

그리고 이 울음소리는 많이, 많이 울어서 여름밤을 달구게 될

뒷다리 튼튼한 산개구리의 육체라네

 

                                                              자작시*안 도현

 

출처 : 이석환의 울타리 문학
글쓴이 : 혼의 소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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