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몸을 많이 쓰고 살다보니 아무래도 몸 공부를 많이 하게 된다. 몸이 재산이요, 건강이며, 전부라고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앞으로도 몸을 더 잘 알고, 몸을 위한 공부라면 기꺼이 할 생각이다.
얼마 전에 이웃 소개로 추나 요법(推拏療法)이라는 걸 알았다. 뼈를 밀고 당겨서 비뚤어진 뼈를 바로 맞추는 방법. 추(推)법은 뒤틀리거나 벌어진 뼈를 밀어서 바르게 하는 것이고, 나(拿)법은 닫혀서 굳은 관절을 잡아당겨 열어 주는 데 초점을 둔단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는 카이로프랙틱(chiropractic)이라고 있다. 이는 주로 척추를 중심으로 병을 진단하고 치료한다.
추나 요법을 잘 하시는 선생을 알게 되고 짬짬이 치료를 받곤 했다. 식구마다 뼈가 뒤틀린 부분이 조금씩 달랐다. 그러다가 한번은 우리 동네에 이 선생님을 모시고, 마을 이웃들을 여러 사람 불러 함께 공부도 하고 치료도 했다. 선생님은 무료 봉사를 기꺼이 해주셨다.
한마디로 놀라웠다. 겉보기에는 멀쩡한 사람들도 뼈가 줄줄이 문제가 있었다. 그리고 뼈가 잘못된 만큼 몸이 느끼는 통증과 일치했고, 심지어 마음 상태까지 짚어내는 게 아닌가. 다리뼈가 휜 사람. 척추가 틀어진 사람. 집을 지을 당시 아기를 업고 무리하게 일을 해서 가슴뼈가 들어간 사람...사람마다 고스란히 아픔이 나오고, 그렇게 뼈가 틀어질 수밖에 없는 원인들도 쏟아져 나왔다.
선생님이 알려준 걸 내가 이해한 식으로 정리하자면 이렇다. 뼈는 유전, 습관, 스트레스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유전에 대해서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습관 역시 무서운 것이다. 특히 현대사회는 성과를 중요시 하다보니 뭐든 빨리 빨리다. 그러다 보면 양손과 온몸을 골고루 사용해서 일하기보다 일을 빨리 할 수 있는 자세로 하기 마련이다. 세월이 지나면서 뼈가 틀어진다.
특히나 농사를 짓는 일처럼 힘을 쓰는 경우에는 이 불균형이 심각하다. 나는 오른 손 팔꿈치가 가끔 아프다. 일을 조금 무리한다 싶으면 통증이 온다. 선생님 진단에 따르면 정상 상태보다 뼈가 더 벌어졌단다. 즉석에서 치료법을 배워서 탱이가 나를 치유해준다. 효과가 좋다.
아내는 왼손잡이라 왼손 팔꿈치가 아프다. 아내 상태는 심하다. 최근에는 거의 일을 못할 정도로 통증이 왔었다. 아내 뼈는 무리한 일로 뼈가 틀어진 상태.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틀어진 뼈를 반대로 잡아주는 것이다. 이 치료는 내가 해준다. 그렇게 아파하던 사람이 단 한번의 자세 교정으로 통증이 거의 사라졌단다. 얼마나 신기한지. 그렇다고 방심하면 안 된다. 꾸준히 날마다 자세 교정을 한다. 다리가 휜 사람의 경우도 뼈의 원리를 이해한 토대에서 반대 방향으로 두어 달 정도 당겨주었더니 바르게 되었다. 현대의학에서는 살짝 뼈가 휜 것에 대해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환자 본인이 스스로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나중에 관절염 같은 질병으로 옮아간다. 특히나 뼈가 틀어지고 불균형한 상태에서는 운동도 도움이 아니라 독이 된단다. 한 쪽 다리가 휘었는데 등산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휜 다리를 더 휘게 만들지 않겠나. 요가나 태극권 역시 일정 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뼈가 제자리에 있는 지를 근본에서 치유하는 게 급선무가 된다.
덧붙여 뼈를 바르게 함과 동시에 양손과 온몸을 골고루 쓰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나 역시 이제는 되도록 낫질을 잠깐 하더라도 양손을 골고루 쓰려고 한다. 삽을 쓰면 양발을 골고루. 또한 무리하지 않아야한다. 이렇게 하는 게 당장은 생산성이나 속도 면에서 뒤처지지만 멀리 보면 그게 바로 자신과 가족 그리고 세상을 위한 자세가 된다.
뼈가 틀어지는 또 하나의 이유는 스트레스. 정신 건강만 좀 먹는 게 아니다. 스트레스는 머리뼈나 얼굴뼈조차 바꾸어 놓는단다. 그래서 평소에 잘 웃는 사람과 인상을 구기고 사는 사람의 뼈가 점점 달라진다. 한 사람은 온화한 얼굴상을 갖게 되고, 또 한 사람은 보기 싫은 얼굴 모습으로 점점 바뀌어간다. 되도록 얼굴을 펴고 살자. 스트레스에 의해 뼈가 어긋난 것은 어쩌면 추나 요법보다 웃음이 더 근본이 되는 보약인지도 모르겠다.
추나 요법 처음 접했을 때는 내 머리뼈도 바르게 하고, 어깨뼈도 바르게 하고, 안구건조증도 막느라고 좀 정신이 없었다. 이제 나는 팔꿈치에만 집중을 해도 될 만큼 좋아졌다. 범위가 좁아지니 치유효과가 더 실감이 난다. 추나 요법 어렵게 생각할 게 없다.
복잡하고 전문적인 분야는 전문가 시술을 받아야겠지만 간단한 시술은 쉽게 배워서 할 수 있다. 직업적인 전문 치유사로 나갈 게 아니라면 우선 자신과 식구들 치유에 초점을 맞추면 쉽고도 재미있다. 자신의 건강과 자손의 건강을 아우를 수 있기에. 건강의 근본, 몸의 근본자리는 무한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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