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을 쓰자니 조금 쑥스럽다. 글도 밥 먹듯이 날마다 써야하나 보다. 이런저런 일들에 대해 쓰고 싶은 글이 많았지만 글을 안 쓰고 지내보면 어떨까? 그랬더니 좀 우울하다. 내게는 글쓰기가 자신을 드러내고 또 글을 쓰면서 생각과 삶을 정리하는 즐거움이 크다. 써야하는 글쓰기라면 고통이 되겠지만 쓰고 싶은 글쓰기는 쓰지 않으면 손에는 가시가 돋고 마음에는 병이 생긴다.
이번에는 책읽기에 대한 글을 써보고 싶다. 산골에서는 겨울이면 책 읽기 좋은 때. 세월이 흐르면서 책읽기도 달라진다. 처음에는 주로 농사 관련 책을 보았다. 선배들이 일구어 놓은 책은 후배들에게 시행착오를 크게 줄여준다.
그러다가 집을 지을 때는 집짓기 관련 책. 집짓기 책은 돈과도 크게 관련이 있다. 집을 손수 짓자면 기본을 제대로 아느냐 모르느냐에 따라 그 값은 어마어마하게 차이가 난다. 어설프게 알고 출발했다가는 돈은 돈대로 들고, 집은 집대로 허술하게 된다. 요즘 집짓기는 건축 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건비가 큰 몫을 차지하는 구조. 그러니 집주인이 아는 만큼, 참여하는 만큼 돈이 절약된다. 관련 책을 웬만큼 구입해봐야 10만원 남짓이다. 손수 집짓기는 돈도 돈이지만 스스로 짓다보면 즐거움도 크다.
그 다음은 교육관련 책. 아이들 교육을 자급하고자 다양한 책을 보았다. 집짓기보다 한결 재미있고 쉬웠다. 그 근거는 선택이 아닐까 싶다. 의식주야 절대 영역이지만 교육은 순전히 선택일 뿐. 게다가 교육은 그 주체가 내가 아니라 아이들이다. 아이들이 클수록 힘이 들기는 고사하고 아이들에게 힘을 얻는다. 그 힘으로 우리 부부는 <아이들은 자연이다>를 냈다.
이제 우리 아이들 이야기보다는 이웃 아이들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우리 아이들 이야기를 계속 하다보면 자칫 자랑으로 들리기 쉽다. 그렇다고 별 다른 고민도 없는데 굳이 고민을 쥐어짤 필요는 없지 않겠나. 그보다는 이웃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또 싱싱하게 자라는 모습에 기쁨을 느낀다. 또한 그런 기쁨을 여러 사람들과도 나누고 싶다. <아이들은 자연이다> 다음 편을 낸다면 그 사례는 대부분 이웃 아이들 이야기가 되리라 본다.
그리고 이런저런 잡지에 글을 쓰면서 많이 본 책이 몸과 마음 관련 책이다. 인상 깊은 책 몇 가지만 들자면 <도덕경>, <의식혁명>, <바가바드기타>, <여기에 사는 즐거움>, <요가와 태극권> 관련 책들, 온갖 요리책들...최근에 산 책으로는 <위험한 의학, 현명한 치료>. 이 책은 현대의학에 절망한 의사가 대체의학, 자연의학에 눈을 뜨는 과정을 자기고백 형태로 풀어썼다. 내용의 깊이보다 고백적인 글이라 마음에 들었다. 몸과 마음 관련 책은 진솔한 글이라면 어느 것이나 나는 관심이 많다.
위에 여러 책들은 삶의 절실한 부분을 해결하고자 본 것들이다. 머리로 외우는 책이 아니라 마음에 고스란히 자리 잡게 된다. 마음의 양식이 되었는지 잘 잊혀지지 않는다.
올 겨울에 관심이 있는 분야는 미술 쪽이다. 탱이와 아내가 그림에 관심을 가지면서 나도 덩달아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림을 자주 그리지는 못하지만 형편껏 하다 보면 이제껏 삶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그림을 그리다 보면 대상을 찬찬히 보고, 애정을 갖고 보게 되며,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게 하는 힘이 살아나는 것 같다.
그림 관련 책이라면 도서관에서도 많이 빌려보지만 살만한 책이라면 아낌없이 산다. 며칠 전에 산 책이 <눈으로 마음으로 그리기>, <어린이 책과 일러스트레이션>, <아티스트 바이블>이다. 그림을 그리는 것도 재미있지만 미술 이론을 책으로 보는 건 또 다른 재미다. 올 겨울은 아무래도 짧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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