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급자족/노래 그림 중독, 삶의 예술

그림을 그리는 행복

모두 빛 2007. 10. 24. 20:20
 

 

집 앞 자귀나무를 그리고 싶다. 자귀나무는 예로부터 부부 사이 금슬을 좋게 한다고 울타리 나무로 자주 심곤 한다. 꽃도 예쁘고 잎이 색다르다. 밤이면 잎이 서로 포개지듯 오므라든다.

지금은 꽃도 지고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렸다. 잎이 떨어지기 전에 그려보고 싶다. 간단히 스케치 하고 나서 다시 시간이 날 때 색칠을 한다.

 

누구 눈치 볼 거 없이 그리는 순간이 참 좋다. 그림에 폭 빠진다. 자기가 원하는 색깔을 고르고, 그 색이 종이에 나타나는 기쁨. 색이 서로 뒤섞이는 황홀함. 마음 먹은 대로 색을 낼 때 오는 기분, 마음먹은 색보다 더 신비로운 색이 나올 때의 경외감. 마음대로 색칠이 안 될 때는 이리저리 색을 탐색하는 호기심. 뭐든 다 좋다.

그림 모임에 사람들이 모이자, 이제는 다들 그림을 즐겁게 그린다. 몇 사람은 그동안 숙제하는 기분으로 그리곤 했는데 다들 즐거웠다고 한다. 사람마다 그려온 그림이 다양했다. 만다라를 그리기도 했고, 또 자화상을 그리기도 했다. 다양한 색을 연구한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또 자신의 내면 정신 상태를 그림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한 사람은 이러다가 그림에 너무 중독이 되는 거 아닌가 하고 걱정을 할 정도다.

 

 

그림으로 자신을 드러낸다는 거. 아주 색다른 행복이다. 여러 사람과 이 행복을 나눌 수 있어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