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은성씨한테 한 가지 기법을 배웠다. 눈으로 보는 대로 손을 움직이는 거다. 그러니까 눈으로 보고, 다시 눈을 도화지로 옮기는 게 아니라 눈은 그리고자 하는 대상을 따라 움직이기만 하는 거다. 그리다가 자꾸 도화지로 눈이 가려고 하더라도 참아야 한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오른뇌 훈련이란다. 직감, 상상을 따라 그리기가 된다. 그러니까 손을 그린다고 치면 눈으로는 왼손을 보면서 오른손으로 연필로 그려나간다. 눈의 초점이 이동하는 속도와 연필이 가는 속도가 같아야 한다. 눈이 보는 각도대로 연필도 각도를 잡아가야 한다. 전체 윤곽을 그린 다음 주름살이나 힘줄을 그리는 것은 더 어렵다. 어디쯤 주름이 있는 지, 이전에 본 내용을 머릿속으로 상상해야할 뿐만 아니라 손이 보지도 않고 그 곳으로 가야하는 것이다.
실제 해보니 손 모양 자체부터가 외계인 같다. 그래도 나름 재미있다. 사람마다 손을 그리되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도 알았다. 주먹을 쥔다든가. 손바닥을 그린다거나...
이렇게 자꾸 하다보면 스케치를 한결 잘 할 수 있단다. 사물을 보는 눈도 많이 달라질 듯 하다. 한번 휙 보고 마는 것이 아니라 본 것을 머릿속 어딘가에 또렷한 영상으로 사진 찍듯이 오래 간직하는 힘이 되지 않을까.
그렇게 해서 눈과 손이 정말로 하나 된다면 그건 신의 손이라고 해도 좋지 않을까. 점점 더 그림의 세계로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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