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좀 안 오나? 가뭄이 심하다. 밭작물이 말라죽는다. 모종으로 낸 땅콩은 제법 죽었다. 고구마는 그나마 목숨을 부지한다. 참깨는 먼저 심은 것들이 싹이 잘 안 나, 두 번을 심었다. 고추는 죽죽 줄기와 가지를 뻗어 열매를 맺어야 데 그저 목숨을 견디고 있다. 감자와 양파 그리고 마늘은 한창 알이 굵어야할 때인데 마냥 더디다.
벼는 어떨까? 이 곳은 그나마 계곡 물이 아직까지 마르지 않아 직파를 한 뒤 우렁이를 넣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이마저도 여러 날 더 가뭄이 이어지면 마를 수도 있다.
작물이 말라죽는 건 길게 보면 사람이 죽는 거나 다름 없으리라. 먹고 살아야 하니까. 계곡에 물이 조금이라도 있는 김에 밭으로 물을 당기는 일을 어제부터 계속 했다.
호스를 사고, 계곡에서 물을 연결한다. 계곡 둘레 풀이랑 찔레덩굴이 무성하여 일이 마냥 더디다. 어찌어찌 하여 먼저 마늘 양파 밭에 물을 댔다.
밤사이 얼마나 물이 들어왔나? 오늘 새벽 눈 뜨자마자 달려가니 아뿔사! 제대로 들지 않았다. 호스를 따라 거꾸로 점검을 해 보았다. 비닐 호스라 우거진 숲속을 지나다가 꼬인 곳이 있었다. 부랴부랴 호스를 바르게 펴고 다시 물을 댄다.
물 한 방울이 아쉬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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