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농사와 사는 이야기

감자캐기

모두 빛 2013. 6. 29. 15:19

 

 

감자를 캤다. 심고서 김 두어 번 매준 게 전부 같은 데 넉넉하게 나왔다.


이번 감자를 캐면서 하나 새롭게 안 것은 분홍 감자는 덩이줄기를 많이 뻗지 않는다는 거다. 하얀 감자는 캐다보면 덩이줄기가 제법 길게 뻗어있어 미처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아니면 전혀 없으리라 여긴 곳에서 엉뚱하게 감자가 나오기도 한다.


여기 견주어 분홍감자는 원 줄기 아래 올망졸망 모여서 자란다. 그러다 보니 분홍감자는 너무 얕게 심으면 감자가 땅 위로 솟아나오곤 한다. 생명 진화라는 점에서 어떤 장점이 있는 걸까. 추측해보자면 덩이줄기를 멀리 뻗는다는 건 자식 대에 먹이경쟁을 덜 하게 하는 거라면 분홍감자처럼 줄기 아래서 솟구칠 정도로 자라는 건 그 나름 번식에 대한 장점이 있을 테다.


감자가 위로 솟구쳐 해를 받으면 휴면기간이 짧아진다. 그러니까 일찍이 해를 받으면서 굵어진 감자는 감자를 캘 무렵 벌써 싹이 보일 정도다. 그래서 우리는 봄 감자를 여름에 심기 위해 일부러 캔 감자 일부를 해를 받게 한다. 싹을 내서 다시 심으려고.

 

 

감자를 캐는 재미 가운데 하나는 아마 그 모양이 아닐까 싶다. 감자를 캐다보면 가끔 모양이 특이한 게 있다. 이번 감자 몇 개는 그 가운데도 좀 특별해서 모아서 사진을 찍어보았다.

 


양파 마늘 거두고 이제 감자까지 거두었으니 올 상반기 농사를 마친 셈이다. 이제 풀 뽑고 베고 잡는 일이 큰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