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아이들은 자연이다

일본 사람들과 만남

모두 빛 2013. 5. 26. 07:54

일본에 사는 네 가정이 우리 집을 방문했다. 일박이일 일정으로.


방문 목적은 넓다. 홈스쿨링, 대안교육, 자연교실, 귀농, 음식. 한 가정은 자녀가 셋인데 모두 홈스쿨링을 하고 있다. 이번에 가이드를 맡은 한 집은 아직 아기가 어리다. 또 한 집은 대안학교, 또 한 아이는 제도학교를 다니지만 양호실 등교를 오래했단다. 


양호실 등교? 나로서는 좀 낯선 단어. 알고 보니 아이가 초등까지는 학교생활을 잘 했단다. 근데 중학교 들어가, 담임선생이 억압적이면서 바뀌었단다. 아침에 잘 못 일어나고, 일어나서도 무기력하고...학교만 가면 아프니 양호실로 등교. 일년 가량을 그렇게 지냈단다.


그래서인지 광범위한 주제들을 갖고 왔지만 주로 교육에 초점이 모아졌다. 늦게까지 이야기하다가 간단히 우리 아이의 기타공연과 손님들의 마술공연을 보고 첫날밤을 지냈다.


먹는 이야기, 첫날 저녁은 우리 식구가 재료를 준비한 주먹밥. 주먹밥에는 오니기리와 오무스비가 있는데 일본인들은 둘을 구분한다. 오무스비가 한결 정성이 들어가는 음식이며, 식당에서 사먹는 주먹밥을 오무스비라 하지 않는단다.


둘째날 아침은 재료는 우리가 준비해주고 음식은 손님들이 준비. 호박스프와 야채샐러드. 이렇게 두 끼를 먹으면서 느낀 것 가운데 하나가 일본 아이들이 음식 투정하는 걸 보지 못했다. 아이 손님이 여섯. 음식도 낯설고 고기반찬도 없는 데 아이들이 다 잘 먹는다. 기본 가정교육이 잘 되어있는 듯했다.


식사가 끝나고 고추장 담그는 걸 배우고 싶다고 해서 10분 만에 고추장 담그기를 함께 했다.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면서 세상이 참 좁아졌다. 인연들이 거미줄처럼 얽혀가니 말이다. 방문객 가운데 두 사람이 일본의 자연농법 대가인 가와구치 제자란다. 나 역시 가와구치 농법에 관심이 많다. 우리 식구도 기회가 되면 일본을 방문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