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오락가락. 봄날인 듯하다가 영하로 곤두박질치고 그러다가 어느 날은 갑자기 여름 더위. 가물다가 봄비가 촉촉이 내리고, 온 사방에서 부는 봄바람이 거세다.
시골집은 대부분 단독주택. 손 볼일이 적지 않다. 특히나 흙집일 경우는 더 그렇다. 우리 집 바깥벽은 흙벽인데다가 그야말로 흙과 모래로만 미장을 하였기에 더 자주 손을 보게 된다. 지난해 볼라벤 태풍으로 비바람이 벽면으로 몰아쳐 미장 일부가 떨어져나갔다.
이번 벽 수리에는 비에도 견디게끔 황토 몰탈로 하기로 했다. 흙과 모래에다가 석회 성분이 들어가 있어 웬만한 비에도 끄덕 없다. 그렇지만 미장을 한 날, 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안 된다.
이렇게 미장을 한 뒤 열흘 정도 지나 이번에는 나무기둥에다가 오일스텐을 바르기. 외벽 기둥은 비에 노출되기에 곰팡이가 쓿기 쉽다. 그러다보면 나무 색깔이 거무스레하게 되고 벌레도 꼬이기 쉽다. 페이퍼로 곰팡이를 닦아내고 오일스텐을 바른다. 이 일은 햇살 좋고 바람 좋은 날 한다. 잘 마르고 또 냄새가 빨리 없어지게끔.
새 집 짓고 처음 집수리할 때는 그런 대로 재미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해마다 집수리를 하다보니 덤덤하다. 때로는 귀찮기도 하고. 생각지도 않게 돈이 많이 들 때는 은근히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
아직도 제대로 다 손을 보자면 적지 않다. 언제까지 이렇게 수리를 해야 하나 싶다. 어쩌면 사람이 사는 한 사는 날까지 수리를 해야 한다. 마치 빨래나 목욕을 하는 것처럼. 어느새 집수리가 일상의 하나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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