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두 달 가량 사진에 파묻혀 살았다. 이번에 아내가 새로 내는 음식 책에 내가 사진을 맡았다.
나는 사진을 전문으로 공부한 사진가는 아니다. 서울 살 때, 디지털 사진기가 나오기 한 참 전에 시민강좌 형태로 사진을 두어 달 공부한 게 전부다. 지금 돌아보면 그래도 그때 공부해두었던 게 나름 도움이 된 셈이다.
사실 요즘은 디지털 카메라가 워낙 좋게 잘 나온다. 기능도 다양하고, 찍은 사진은 즉석에서 확인해가면서 수정할 수 있고, 다 찍은 사진을 쉽게 포토샵으로 가공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하여 책도 많이 나와 있다. 나 역시 농사일하면 10여년 꾸준히 사진을 찍다보니 렌즈는 물론 카메라도 세 번 정도 업그레이드 하게 되고, 관련 책도 몇 권 사보게 되었다. 직업적인 전문가라면 그 끝이 없이 계속 업그레이드 하겠지만.
사진을 찍으면서 느끼는 것 하나는 전문적인 기술보다 먼저 느낌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처럼 자연에서 살아가는 삶에서는 글쓰기와 마찬가지로 사진 역시 기술보다 느낌이 더 중요하다. 비록 글 솜씨가 서툴고, 사진 기술이 서툴러도 느낌이 좋다면 그 생명력은 조금 더 오래가는 거 같다.
편집자가 어떻게 편집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많겠지만 책 한 권에 들어갈 사진이 어림잡아도 100여장이 넘게 들어가리라 본다. 근데 사진 한 장을 건지기 위해 찍어야할 사진은 수십 장이 넘는다. 게다가 계절에 따른 이미지 사진은 최근 몇 년 동안 찍은 사진 가운데 고르고 골라야한다. 그러다 보니 전체로 따진다면 책 한 권을 위해 몇 천 장, 아니 그 이상을 찍게 된다.
이렇게 찍은 사진들을 찾아내고 분류하고 글에 맞게 재조정하고 그리고도 부족한 사진은 새로 찍어야 한다. 일차로 200여장 사진을 출판사로 보냈다. 편집자가 글과 사진을 맞추어가면서 필요하다면 추가 작업도 해야 할 것이다. 봄이 오긴 전에 잘 마무리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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