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보통 때처럼 새벽에 잠이 깼다. 그런데 느낌이 좀 다르다. 뭔가 기분이 더 좋다.
가볍게 몸 풀기를 하고 나자, 서서히 어둠이 걷힌다. 보통 때처럼 동네 한 바퀴를 달리기 위해 집을 나섰다. 몸이 더 가볍고 의욕이 더 난다. 보통 때보다 조금 더 달렸다. 달리는 내내 이런저런 생각들이 정리된다. 그동안 오래도록 미루어왔던 일들(글쓰기와 사진 정리)을 다시 해야겠다는 다짐이 든다.
구체적으로 하루 계획도 새로 잡아보았다. 요즘 내 생활이 그냥 흐르는 대로 조금은 게으르게 보내는 편이다. 때로는 지루할 정도로, 그런데 오늘은 의욕이 솟구치다보니 하루를 시간 별로 나누어보았다.
이렇게 내가 다시 의욕을 내게 된 계기가 뭘까. 평소와 다른 게 뭘까. 가만히 생각해보니 오늘 새벽 두시쯤, 특별한 일이 있었다. 지네한테 물린 것이다. 크게 물린 것은 아니고 작은 지네한테 슬쩍 물렸다.
잠결에 허리쯤을 슬쩍 뭔가 스치는 느낌을 받았는데 곧이어 발가락 사이를 뭔가 지나는 느낌을 받고 잠이 깼다. 불을 켜고 이불을 들추니 역시나 지네다.
아내한테 물린 등짝을 보여주니 살짝 붉은 표시가 난단다. 슬쩍 물린 것이다. 지네한테 제대로 물리면 제법 아픈데 말이다.
지네 독이 독이지만 적은 양은 사람 체질에 따라 약이 된다고 한다. 정말 그런가. 인터넷에 지네 효능을 검색하니 이런저런 정보가 많이 나온다. 특히 간경화에 효과를 본 지네 식초 이야기가 그럴듯하다.
앞으로 지네를 잡게 되면 잘 말렸다가 독을 중화(법제)해서 약으로 먹을까 한다. 그렇다하더라도 일부러 지네를 잡을 수는 없다. 다만 내게 오는 지네를 두려워하지 말고 잘 대접하리라 마음을 고쳐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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