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단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이 비가 그치면 우리나라 산 여기저기 밤꽃이 필 거에요.
밥처럼 먹는다 해서 밤.
밥과 같은 밤의 꽃.
이번에는 그 밤꽃을 볼까요?
밤꽃이 피면 구리구리한 냄새가 나요.
그 냄새의 주범은 바로 수꽃입니다.
치렁치렁한 꽃차례 따라서 수꽃이 셀 수 없이 많이도 달리지요.
수꽃이 있다면 암꽃이 있겠지요?
암수한그루이 암꽃을 찾아 볼까요?
밤나무 가지 쪽에 자그마하게 달라붙은 저 성게 같은 게 암꽃입니다.
밤이 chestnut. 성게는 sea chestnut.
밤꽃만 자세히 볼까요?
암꽃 하나를 꺼내 성게 가시 같은 껍질(모인꽃싸개)을 벗기니 그 속에 암술이 3개가 모여 있네요.
밤알이 충실히 잘 여물면 밤송이 안에 밤이 3알이 들어 있는 거지요.
이렇게 말이지요.
요즘에는 밤 저장을 잘 해 일년 내내 생밤이 나오지만
예전에는 가을에 밤을 주워 그걸 보관하다가 벌레먹어 버린 일이 정말 많았어요.
밤은 어떻게 드시나요?
저는 생밤을 오드득 오드득 씹어 먹는 걸 가장 좋아해요.
삶아 먹고 구워먹고
밤꽃이 필 무렵에는 말린 밤을 밥에 놔 먹습니다.
밤을 주워 끓는 물에 데쳐요. 삶는 게 아니라.
그러고 말리면 껍질도 잘 까지고, 밤이 부스러지지 않고 2~3쪽으로 갈라지며 마릅니다.
가을 바람에 잘 마르면 그걸 비벼서 까두었다가
밥 지을 때 콩 불리듯 불려서 밥에 놔먹으면 되지요.
우리 시어머니는 이 말린 밤을 미숫가루에도 넣으시더라구요.
비가 제대로 와 가뭄이 해갈되고,
그래서 우리들 먹을거리 농사가 잘 되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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