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날마다 동네 한 바퀴를 달린다. 비가 오거나 아프거나 특별한 날이 아닌 한. 거리로 치면 동네 한 바퀴, 1키로에서 2키 미터 남짓, 이렇게 달린 지 얼추 두 해가 되어 간다.
보통은 이른 아침에 띈다. 겨울철에는 춥고 해가 짧아 들쑥날쑥. 영하 5도 정도 아래로 떨어지면 해가 올라올 때 뛴다. 너무 추울 때는 호흡에도 좋은 거 같지 않아서다.
이렇게 달리면서 최근에 생긴 습관 가운데 하나가 땔감을 주워오기다. 우리는 아궁이에 군불을 지핀다. 이렇게 불을 때자면 기본 땔감에다가 불을 붙일 불쏘시개가 필요하다. 땔감이야 돈 주고 사지만 작은 불쏘시개는 길가 둘레에 흔하다.
동네 한 바퀴를 달린 다음 집 가까이 오면서부터는 길 가에 마른 나뭇가지가 보이면 끌고 온다. 운동도 하고 땔감도 하고.
이렇게 불쏘시개를 끌고 오는데 오늘 따라 우리 아버지 생각이 난다. 내가 자랄 때 많이 들었던 이야기 한 토막.
“너희 아버지는 예전에 읍내 중학교 다닐 때, 집으로 오는 길에 땔감을 꼭 주워왔단다.”
그렇다면 우리 아버지 유전자를 내가 물려받은 건가? 나도 모르게 빙그레 웃음이 나온다.
'살아가는 이야기 > 농사와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밭 둘레 나무 베기 (0) | 2016.12.15 |
---|---|
99%가 하는 진짜 민주주의 (0) | 2016.12.11 |
누군가에게 생식을 권하기 (0) | 2016.11.28 |
약이 되는 생식 (0) | 2016.11.21 |
김장하면서 방아찧기 (0) | 2016.1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