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몸 공부, 마음 이야기

한밤에 눈 치우기

모두 빛 2010. 12. 26. 19:08

 

해질 무렵 펑펑 쏟아지던 눈이

멈추었다.

저녁 여섯 시인데

겨울이라

밖은 밤이다.


대충 어림잡아

7센티 정도 쌓인 거 같다.

눈이 와서

길은 환하다.


뒷간 가는 길 쓸고

앞마당 눈을 치운 다음

마을길에 눈을 치운다.


눈이 5센티 이상 쌓이면

빗자루보다는

넉가래가 좋다.


예전에는 넉가래를 나무로 만들었는데

지금은 플라스틱으로 둥글게 만들어

눈을 치우기가 좋다.


낮에는 바람도 불고 쌀쌀했는데

밤에는 바람도 잦아

눈을 치울 만하다.


밤에 혼자서 눈을 치우는 맛이 좋다.

하루 종일 제대로 몸을 안 움직여 찌뿌듯했는데

우리 집에서 다음 집까지

길이는 대략 150미터 정도

한 시간 정도 했나보다.


집에 돌아오니

온몸이 후끈거리며

열이 난다.


이웃들과 우르르 치우자면

서로 시간을 맞추어야하는데

한밤에 혼자 눈 치우는 맛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