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을 조금 심는다고 심었는데 많이 나왔다. 얼추 30키로 이상. 물로 돌을 가린 다음 갑바에 펼쳐 말린다.
겉에 물기가 웬만큼 마른 다음 다시 뒤집어 말린다. 이 때는 맨발로 들어가 손으로 뒤집는다. 다 뒤집고 나자 눕고 싶다. 생각난 김에 그냥 드러누웠다. 만세다. 햇살이 뜨거워 얼굴은 모자로 가리고.
기분이 참 좋다. 우리가 먹는 음식. 먹어서 몸이 되지만, 먹기 전에도 이렇게 침대처럼 된다. 팥 알갱이 하나하나가 내 몸 세포를 하나하나 깨우는 것 같다. 만세가 그냥 만세가 아니다. 팥과 하나가 된다.
이런 내 모습을 본 아내가 기회다 싶어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누른다. 팥 위에 누운 내 마음도 사진에 담긴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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