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나 종이를 태우고 나면 재가 남는다. 그런데 이 재는 쓰임새가 좋다. 칼륨 성분이 많아 특히 감자나 고구마를 가꾸는 데 아주 좋다. 보통은 왕겨로 훈탄을 만들어 쓰지만 일상에서는 군불 지피고 남은 재를 보관했다가 쓰면 된다.
그런데 문제는 나무나 종이에 박힌 쇠붙이. 건축을 하고 남은 목재나 종이를 태우다 보면 쇠붙이가 종종 나온다. 못이나 스테플러(호치켓) 침들.
이런 쇠붙이가 밭에서는 큰 문제가 안 되지만 논에서는 다르다. 논에는 맨발로 일하기 일쑤고 장화를 신더라도 못에 쉽게 찔리게 된다.
재를 논밭에 넣고는 싶지만 불안할 때 이를 해결해주는 해결사가 바로 자석이다. 군불을 열흘쯤 지피고 나면 아궁이에 재가 한 삽 정도 생긴다. 이를 삽으로 펀 다음 자석을 재 속에다가 이리저리 옮기면 된다. 그 어떤 쇠붙이라도 다 달라붙는다.
그 다음 이 재를 한 곳에 보관하여 필요할 때마다 뿌려주면 된다. 박원만이 지은 <텃밭 백과>에 보면 도시에서 텃밭 가꾸는 사람들이 다른 퇴비와 달리 재는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도시농업도 더 발전하리라 본다. 기름이나 화학비료로 천대받던 재가 앞으로는 아주 쓸모 있게 바뀌지 않을까. 아이들 교육용으로 보관하던 말굽자석도 덩달아 쓸모가 많아진다. 자급자족하는 삶에서는 이렇게 모든 게 다 쓸모가 있다. 작은 도구도 하나도 쓸모가 많으니 이를 슬기롭게 다루는 사람은 또 얼마나 쓸모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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