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급자족/자급자족

오랜만에 용접....

빛숨 2015. 6. 14. 08:19

 

정말 오랜만이다. 용접을 해본 지가. 20년도 더 지난 거 같다.

 

그러니까 나는 예전에 이것저것 한 적이 있다. 용접 역시 마찬가지. 웬만큼 한다. 전기용접은 물론 아르곤 용접까지.

 

그런데 시골 내려와서는 농사에 매이는 것도 있지만 가능하다면 예전과 같은 노동을 하지 않으려 했다.

 

요즘은 한 달에 한 번 적정기술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 기본을 알고는 있지만 이 참에 조금 더 공부를 하고 싶었다.

 

내가 만들어 쓰고 있는 건 로켓화덕’. 처음에는 빨래를 삶는다거나 고사리를 데칠 때도 이 화덕을 썼지만 지금은 그리 자주 쓰지는 않는다. 지금은 가을에 메주를 쑬 때나 엿기름 고을 때 정도.

 

십여 명에 이르는 교육생들과 로케 화덕을 같이 만들었다. 그 과정에서 기역자로 된 형강을 용접하는 일이 있다. 하도 오랜만이라 내가 할 수 있을까. 처음에는 망설여지기도 했다. 용접기를 보니 조금씩 생각이 난다.

 

용접봉을 잡는 홀더가 있고, 전기를 연결하는 어스가 있다. 기기를 연결하고 용접마스크를 쓰고, 용접봉을 잡았다. 하나씩 옛 기억이 되살아난다. 불꽃을 튀기면서 용접에 들어갔다. 오랜만에 하니 어색하긴 하지만 그래도 용접은 된다. 기역자 형강 여섯 개를 용접했다. 나름 어려운 과정들이 있었지만(용접해야할 폭이 지나치게 넓다거나....) 그럭저럭 했다.

 

그리고 도구들을 정리했는데 이웃 한 분이 용접 하나를 더 부탁한다. 보니 조금 망가진 의자를 용접해달란다. 다리가 철재인데 지지를 해주는 철이 떨어져 덜렁댄다.

 

철은 가늘고 그 둘레에는 페인트 칠이 되어있다. 용접 소재는 두꺼우면 쉽다. 가는 것들이 어렵다. 그 이유는 용접 불꽃. 용접봉과 철을 같이 녹여 붙이는 게 용접의 원리다. 때문에 작은 철은 순간 열에 녹아내릴 수 있다. 전류를 약하게 해야 한다. 페인트가 있으면 전류 연결이 안 되어 용접 부위 페인트를 벗겨내야 한다. 마음 같아서는 보기 좋게 용접을 하고 싶었지만 그 정도 경지로 올라서기에는 좀 무리. 아무튼 어찌어찌 용접을 마쳤다.

 

우리 집에는 고정식으로 만든 로켓화덕이 있다. 만든 지 얼추 7년 정도는 된 거 같다. 써오면서 문제점이나 궁금함을 이번 교육에서 해결하고자 한다. 이번에 처음으로 즉석에서 화덕을 만들어 집으로 가져가는 이웃들을 보니 나 역시 좋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시골살이에 작은 도움 그리고 작은 재미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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