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농사와 사는 이야기

가을걷이 끝, 로터리 치기

빛숨 2015. 11. 6. 06:09

 

어제는 정말 하루가 바빴다. 내일부터 사 나흘간 비가 온다고 했다. 그 전에 밀을 심어야한다.

 

하지만 트랙터 주인 일정이 중요하다. 알아보니 오늘은 시간이 안 된다고 해서 어제 부랴부랴 하게 된 것이다.

 

트랙터가 들어온 김에 해야 할 일이 많다. 논도 갈아엎어두는 게 좋다. 그러자면 역시나 밑 준비가 필요하다. 논두렁도 깎고 무엇보다 논 수평 맞추기를 해두어야 한다. 직파를 하자면 논 수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높은 곳 흙을 파다가 낮은 곳에 채워야한다. 이게 일이 힘들고 많다. 3일째 해오고 있는 일인데 이제 더 이상 늘어질 수 없어 조금 무리했다.

 

그리고 밭에 콩을 마저 털어야 밀을 심을 수 있다. 지난번 비 오기 전에 대충 한번 털고 둔 상태. 내가 논에서 일을 하는 동안 아내가 콩을 갈무리 했다.

 

그리고 나서 잠깐 쉬는 사이, 트랙터가 왔다. 초벌 간 다음 밀을 뿌리고 다시 한번 갈았다. 논 역시 로터리를 쳤다. 트랙터를 따라 다니며 바닥에 들었던 돌멩이들을 주워냈다. 일단 이걸로 가을걷이 끝이다. 이제 한숨을 돌린다. 물론 이런저런 일들이 많이 남기는 했지만 큰 일은 마친 셈이다.

 

이제 틈틈이 논에 물을 댈 것이다. 내년부터 논은 무투입 농사를 할 계획이다. 즉 외부 거름을 넣지 않고 기존 부산물과 논두렁 풀들을 논을 돌려주기만 할 것이다. 대신에 겨울철에도 가능하면 물을 대어주는 게 논 생물들이 활동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우리 논에는 이제 실지렁이들이 무수히 많다. 그리고 물이 있으면 개구리가 봄에 알을 낳고 엄청나게 많은 올챙이들이 깨어난다. 이들이 먹고 배설하는 배설물이 소중한 거름이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