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빛 2017. 5. 17. 06:16

봄 막바지, 여름 문턱이다. 그런데 날씨가 여전히 선선하다. 이틀에 하루 꼴로 아직도 안방에는 불을 지핀다.

 

오늘은 여기 최저 기온이 영상 6. 그저께는 영상 2도까지 내려갔다. 이 곳에서 20여년 살았지만 이렇게 5월 중순이 서늘한 적이 없었다. 보통 때는 입하인 어린이날을 기점으로 최저기온이 올라가면서 이런저런 모종을 밭으로 내도 되는 철인데 말이다.

 

날씨가 서늘하다 보니 고추나 오이 호박들이 잘 안 자란다. 참깨는 아직 싹이 올라오질 않았다. 시절을 견딘다고 할까. 그래도 때가 있으니 일을 진행하지 않을 수 없다.

 

벼 직파도 조금 문제다. 싹이 튼 다음 3일 정도 싹을 0.5센티 정도 더 키워서 볍씨를 뿌려야 하는데 날씨가 서늘하니 거의 자라지 않는다. 그래서 직파 전 날에는 집안으로 볍씨를 들여 방안을 따스하게 해두었다. 그마나 조금 자랐다.

 

그저께 직파를 하고 물을 떼었다. 이제부터라고 기온이 좀 올라갈 거 같다. 농사는 하늘이 짓는다는 말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