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농사와 사는 이야기

잦은 비에 무말랭이 말리기

모두 빛 2014. 11. 27. 08:27

 

늦가을에 비가 잦다. 무말랭이를 말려야하는 데 쉽지 않다. 잘 마르는 조건은 바람, 햇살, 습도다. 보통 가을에는 햇살은 따사롭고 바람이 적당하며 건조한 편이다. 그래서 뭐든 말리기가 좋다.

 

근데 올해는 비가 잦다. 가을 햇살은 짧은데다가 비가 오거나 구름이 많이 끼니 잘 마르지 않는다. 이는 곧 곰팡이가 핀다는 걸 뜻하기도 한다.

 

예전에 우리가 하던 무말랭이는 깍두기 모양이었다. 조금 크고 두툼한 상태. 근데 이번에는 이래서는 도저히 안 될듯하여 바꾸었다. 채를 썰어 말리기로 했다. 채칼을 하나 장만하여 쉽게 그리고 고르게 무를 조각냈다.

 

큰 무 네 개 정도면 큰 채반 그득하다. 가을 햇살이 좋으면 한 삼일 정도면 웬만큼 마른다. 근데 이건 툭하면 비가 오니 일주일 때로는 열흘 정도 말린다. 특히나 말리는 첫날만은 비가 오지 않고, 해가 나야한다. 말리다가 비가 오면 채반을 걷어 창고로 옮겨주고 다시 그치면 마당에 펼치고...상태를 봐가며 하루에 한 두 번씩 뒤집어주는 게 좋다.

 

무말랭이를 말려보면 조금 허망하다. 부피는 대충 네 배쯤, 무게는 열배쯤 줄어드는 거 같다. 그래도 말려두면 든든하다. 무는 원래 단맛이 살짝 있는데 말리면 단맛이 더 강해진다. 말려둔 걸로 무말랭이무침도 하지만 육수를 낸다거나 차로 끓여 마시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