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치 아픈 28점 무당벌레
올해 우리 집 감자 농사가 그리 잘 되지를 않는다. 토종으로만 네 가지 품종을 심었더니 자라는 모양새가 들쑥날쑥하다.
그래서인지 감자에 좀더 집중하게 된다. 요즘 감자 꽃이 하나 둘 피기 시작한다. 이 맘 때 골치 아픈 벌레가 있으니 28점무당벌레다. 무당벌레 가운데 점이 28개인 벌레다. 대부분의 무당벌레는 진딧물을 잡아먹기에 익충이지만 이 벌레만은 아주 골치다. 감자를 시작으로 나중에는 가지를 왕성하게 파먹는다.
이 벌레는 성충도 문제지만 이 놈이 알을 낳고 나면 곧이어 애벌레가 깨어나 역시나 왕성하게 자란다. 요즘 한창 알이 깨어난다. 알은 사진에서 보듯이 노란 빛이 나 예쁘다. 알은 한 무더기에 30개 내외. 그런데 알에서 깨어나면 솜털이 나면서 징글맞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고 감자가 한창 알이 굵을 무렵부터 잎을 집중적으로 먹는다.
이 벌레가 깨어나기 전 그러니까 알 상태에서 제거하는 게 좋다. 물론 성충을 잡아 죽이면 알 자체도 낳을 수 없지만 일단 급한 대로 알을 제거하면 그 뒷일이 줄어든다. 알 상태는 한 곳에 모여 있으니까 없애기가 좋다.
이 알은 감자 잎 뒷면에 붙어있다. 감자를 손으로 왼쪽 한번, 오른 쪽 한번 뒤집어보면 알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감자잎을 사이에 두고 엄지와 검지 두 손가락으로 가볍게 비벼주기만 하면 된다. 성충은 사람이 가까이 가면 자기 몸을 오그리고 땅바닥으로 떨어진다. 자신을 보호하는 본성이다.
지금 감자에는 이렇게 성충부터 애벌레 그리고 알까지 골고루 번진다. 이를 제때 잡아주지 못하면 감자도 잘 안 되지만 감자를 캔 뒤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가지로 옮겨와 가지 잎을 거의 그물망처럼 만들어 놓는다.
뭐든 그렇지만 초기에 잡는 게 중요하다. (6. 4)